서울식물원. : 맞닿은 시선



처음 식물원이 임시 개장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2, 3년 뒤에나 좀 풍성해지면 갈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식물원 사진이 필요하다는 동행인을 따라 그의 동행인이 되어 향했고, 하필 첫눈이 내리는 날이었고, 첫눈이라면서 대설주의보가 발령됐다.

마곡나루역을 기준으로 식물원의 북쪽에 있는 온실까지 향하는 동안 영화 한 편을 찍는 기분이었다. 바람만 없었더라면 오겡끼데스까를 외칠 법도 했지만, 엄청난 강풍에 히말라야 배경의 작은 엑스트라 정도가 되어 버렸다. 어쨌든 인간으로 출발했는데 하프물범으로 도착한 거대한 온실 안에서 급격한 온도차로 김이 서린 카메라 렌즈를 또 달궈주느라 본격적인 감상에 앞서 많은 시간을 지체해야 했다.

온실은 지중해관과 열대관으로 나뉘어 있었다. 아직 듬성한 정도이지만 나름 구간별로 기획되어 있어, 뿌리가 굵어지고 키가 커지고 잎이 넓어진다면 그려질 풍경이 기대되었다. 사진을 꽤 여러 장 찍었고, 세로 사진은 정말 마음에 드는 구도가 나올 때만 찍는 편인데 유독 세로로 기울였을 때 좋은 장면이 나왔다. 그만큼 부분적인 매력 포인트가 많았다. 

내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입장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연구비 등등 지출을 따지면 적자가 예상되어 근심이라지만, 이왕 공들여 만든 시설 녹빛으로 날로 날로 차오른다면 정말 아름다울 텐데 하고 막연하게 바랐다. 다만 얼음이 녹고 나니 천장 이곳 저곳에서 물이 후두둑 떨어지던데 의도한 구멍일까, 비왔던 날엔 어땠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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